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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동유럽여행, 2017년 5월

5/23 융프라우에 서다

by Slow Runner 2017. 9. 8.
[날씨] 맑음
[숙소] Alplodge Interlaken West

융프라우에 오르기로 한 날이 밝았다. 날씨를 매우 걱정했으나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다. 이곳 날씨 예보도 그닥 믿을만은 못한 것 같다. 
조식을 챙겨주는 몇안되는 숙소였지만, 가능한 빨리 오르라는 수 많은 블로거들의 조언을 따라, 과감히 조식을 포기하고 간단하게 짐을 싸서 인터라켄 OST 역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이 구간은 유레일패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숙소에서 제공한 교통권을 쓰고 간다. 하지만 왠걸..검표하지 않는다.  
- 숙소에서 바라본 융프라우의 모습

- 인터라켄 West 역

- 기차 밖의 한적한 모습

Interlaken OST 역에서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사들고 Grindelwald 역으로 열차를 타고 이동 한다. 하산길에 Mannlichen 방향으로의 짧은 하이킹을 계획인지라 양갈래 길 중 Grindelwald 방향으로 오르는 길을 선택했다. Grindelwald 는 기념품 가게들과 아웃도어 용품 판매점들이 줄지어 서 있어 거기 눈을 빼앗기는 점을 제외하고는 높은 설산을 온전히 올려다 볼수 있는 아름답고 아담한 마을이다. 

동화속 주인공처럼 스키를 들고 서있는 동상, Grindelwald  

Grindelwald의 아기자기한 놀이터

이어서 열차를 타고 Kleine Scheidegg 역에 도착하면 드디어 Jungfraujoch 로 가는 산악열차에 오르게 된다. 이곳부터는 본격적으로 높은 고도가 몸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2000미터가 넘는다. 고산병을 운운하며 비아그라 얘기 같은 웃지 못할 농담을 하며 산악열차를 기다려 타고 융프라우에 도착했다. 융프라우 정상까지 오르기위해 아이거와 묀히의 암벽을 통과하는 터널이 지나게 되는데 이 터널과 톱니바퀴 철도가 100여년 전에 개통되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 기차밖으로 보이는 알프스 산맥의 흔하디 흔한 풍경

- 서서히 융프라우가 보이기 시작한다.

Kleine Scheidegg 역에서 본 융프라우와 산악열차

- 융프라우요흐 역에 이르기전에 중간 뷰포인트에서 잠시 정차한 산악열차에서 바라본 모습

융프라우요흐 역에 도착한 우리는 일반적인 코스의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 하지만, 그 선택 때문에 쾌청한 날씨의 융프라우 정상과 빙하, 변화 무쌍한 고산지대의 풍광을 바로 눈앞에서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알프스 만년설의 품에 안겨 추운줄도 몰랐다. 그렇게 시작부터 강렬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 알프스의 빙하속으로 들어가 얼음궁전을 포함한 아름다운 얼음과 빛의 향연의 통로를 지나면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오른다. 아슬아슬한 높이의 스핑스 전망대에서 둘러보는 알레취 빙하와 융프라우와 묀히의 정상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융프라우는 처녀의 어깨라는 별명에 걸맞게 살짝 가리워지기 시작했고 날씨 또한 이른 아침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융프라우 VIP 패스와 함께 제공되는 쿠폰은 이곳에서 신라면을 먹을 수 있는 행운을 안겨준다. 추위에서 떨다 맛보는 신라면 어찌나 맛나던지, 지금 생각해도 입에 침이 돈다. 

- 융프라우요흐에서 바깥 풍경을 내다 볼 수 있는 공간들 중 한 곳

- 융프라우요흐의 관측소 중 한 곳

- 융프라우까지 이르는 길을 여신 분

- 기념품 샵과 매점이 있는 곳 마저 바깥 풍경에 눈을 뗄 수 없다.

- 유리 밖으로 보이는 만년설의 모습, 5월 말인 지금도 온통 눈과 얼음뿐이다.

- 유럽의 지붕인 이곳을 둘러보기 위한 동선, 반대로 움직인 우리들 

- 지도상 왼편 고원지대로 나오면 생으로 눈과 바람과 봉우리들을 즐길 수 있다.  

- 오른편 꼭대기에 스핑스 전망대가 보인다. 

- 선명히 보이는 융프라우, 위치상 높이가 제일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 사진과 정확히 일치하는 그림 속 융프라우와 형제 봉우리들, 3474 미터

- 고원지대에서 융프라우를 오른편에 두고 내려다 본 풍경

- 고원지대에서 파노라마 한 컷

- 얼음궁전 길

- 알파인 센세이션

- 스핑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알레치 빙하, 시간이 흐를 수록 구름이 짙어 진다.

- 구름 아래 모습을 감춘 융프라우와 옥빛 빙하의 모습이 선명하다

- 스핑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녹색의 라우터부르넨의 모습도 새롭다. 

융프라우요흐 역에서 다시 우린 Kleine Scheidegg 역으로 내려오는 열차에 오른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내린 우리는 무조건 가장 아름다운 풍광아래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뭐가 다른지 모를 수도 없이 같은 사진들을 찍어 대고 무작정 걸어 내려 갔다. 온통 발길을 잡아 대는 풍경들이라 구글로 찍고 움직인 거리는 변함이 없었다. 그 바람에 다른 길로 움직이고 있다는걸 알게 됐지만 이번 케이스도 우리에게는 완벽한 코스가 됐다. 내려오는 길위에서 알프스를 온전히 내 것인 마냥 즐겼고, 그 걸로 이미 과하게 충분했기 때문이다.

Kleine Scheidegg 역에서 내려가는 열차길

- 열차 앞으로 좁게 뻗어있는 길을 따라 하이킹

- 길은 벵엔으로 이어진다. 

- 나즈막한 건물 유리 창에 비친 설경이 장관이다.

- 풍경에 빠져 초입에서만 몇몇 하이킹족들을 만난게 전부

- 멀리서 봐도 자세히 들여다 봐도 아름답다.

- 똑같은듯 같지만은 아는 장면장면들

Wengernalp라는 간이역에서 하이킹을 멈추었다.

Lauterbrunnen으로 내려가는 기차안에서 내다본 마을과 폭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니다가 우리는 Wengernalp라는 간이역에서 열차를 타고  Lauterbrunnen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길 집들과 자연은 장난감이 사는 마을인듯 예쁘기만 했다. 하이킹코스를 잘 못 내려온 바람에 멘리헨과 벵엔 사이의 케이블카를 타려 했던 계획을 변경하여 라우터부룬넨에서 뮤렌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뮤렌을 둘러 보기로 한 것이다. 이 계획도 성공적인 것이 라우터부룬넨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마을을 보다 오래 머무를 수 있었을 뿐아니라 1634m에 Murren 이라는 작고 예쁜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기차를 다시 타고 뮤렌이란 마을에 도착하여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작은 마을을 둘러보았다. 뮤렌은 라우터부룬넨 계곡을 내려다 보고 쉴터호른(Schilthorn)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어 더 없이 아름다운 마을이 었다. 

- 뮤렌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라우터브룬

- 뮤렌의 동화 같은 모습, 어린왕자의 여우는 아닐런지

- 나른하게 눈길을 주기는 한다.

- 작은 마을이라 골목골목을 다니는 재미도 크다

- 뮤렌까지 오가는 기차에서 본 풍경

뮤렌에서 내려와 우리는 라우터부룬넨의 폭포까지만 가보겠다며 마을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아름다운곳이었다.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 아래 계곡 아래 마을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빙하가 녹아 쏟아져 뿜어 대는 폭포는 내가 보았던 어느 폭포와도 비교가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지만, 폭포의 이름은 스타우바흐(Staubbach) 폭포인데 폭포가까이 까지 올라가 볼 수도 있다. 폭포를 둘러보고 나와 우연히 걷게된 오솔길도 기차시간에 서둘렀던 기억에 아쉽기만 하다. 

오늘 알프스 품안에서 머문시간은 아마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만큼 벅찼다. 숙소로 돌아와 우리만의 작은 만찬을 하고 하루 만에 조금 더 편안해진 잠자리에 누어 잠을 청했다. 

- 라우터브룬넨 역과 마을 전경

- 스타우바흐 폭포, 날이 어두어지기 시작

- 스타우바흐 폭포 앞, 역광까지

- 마을 안 작은 교회

- 마을의 작은 길, 정원과 나무들고 산

- 라우터브룬넨을 떠나기전 한 장 

- 스위스 와인과 한국 육포를 곁들인 조촐한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