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동유럽여행, 2017년 5월

5/24 호수의 마을, 룽게른과 루체른

by Slow Runner 2017. 9. 8.
[날씨] 맑음
[숙소] Hotel Falken, Lucerne

알프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숙소에서 제공되는 조식을 맛나게 먹었다. 지난 밤 코인세탁은 실패했지만, 인터라켄에서의 모든 기억은 흠잡을 곳 없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숙소 뒤로 주변풍광과 함께 아름답기 그지 없는 아레강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도 떠나는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 아레강을 따라 기차역으로 걸어가는데, 파란 하늘위에는 스위스 여행의 가장 핫한 액티비티라는  패러글라이딩하는 관광객들이 하늘길을 수놓고 있었다. 

- 숙소에서 내려다 본 아레강

- 숙소 앞, Hotel Alplodge

- 아레강변

- 하늘 위를 수놓은 패러글라이딩 하는 모습

- 인터라켄 Ost 역에서 탄 루체른행 열차

남은 골든 패스구간인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간의 구간의 기차에 올랐다. 오늘은 이동도 있고 하니, 가급적 무리는 피할 계획이다. 

루체른 가는길에 룽게른이란 작은 호숫가 마을 들러 사진 정도 찍고 루체른에서 하루 묵는 일정으로 정했다. 룽게른 역은 짐보관소도 이렇다할 마트나 커피숍도 제대로 없는 작은 마을이었다.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에 반해 기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에 의해 알려지게된 마을인 듯 했다. 호숫가 까지 이어져 있는 비탈길을 캐리어를 끓고 내려 가자니 무리를 피하고자 선택했던 결정에 뭔가 착오가 있었나 싶다. 다행히 작은 마트에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먹거리와 함께 짐을 맡길 수 있었다. 마트 옆 교회가 아마 이 마을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일 듯 싶다. 작은 교회지만 아름다운 첨탑과 층층이 곱게 단장한 앞뜰을 두고 있었다. 그 앞뜰은 묘지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예쁜 꽃들과 장식들로 꾸며져 죽은이들에 대한 이 마을 사람들의 사랑이 느껴 졌다. 가장 높은 교회당 앞뜰에서 내려다 보는 룽게른 호수와 마을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에서 멈춰 가는구나 했다. 

- 룽게른의 랜드마크인 교회를 찾기는 아주 쉽다.

- 교회당 오르는 층층이 마을사람들의 묘지가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다.

- 교회당 앞에서 담은 룽게른의 모습

- 교회의 전경

- 감사히도 짐을 맡아주신 식료품점

- 루체른행 기차를 타고 내려다본 룽게른

- 루체른행 기차를 타고 내려다본 룽게른


루체른으로 기차는 다시 출발한다. 루체른은 그 동안 우리가 지났던 작은 스위스 마을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대도시다. 엄청난 관광객들이 버스에서 기차에서 쏟아져 나와 루체른 호수 주변에 가득하다. 내리자 마자 백조들의 아름다운 자태에 홀려 호숫가를 한 참 맴돌다가 숙소에 체크인을 마쳤다.  호수만 보고도 이미 반한 터라 짐만 대충 던져 놓고, 우린 호수가로 무조건 나왔다. 나오는 길에 보니 명품들이 진열된 상점들,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가게들 어느 곳에나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 루체른 맑은 호수위 백조와 보트

- 너른 호수의 먼 배경으로 보이는 알프스, 리기산으로 가는 유람선도 보인다.


먼저 루체른 초입에서부터 두개의 종탑으로 눈길을 끌었던 호프성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호프성당 가는 길에 역시나 루체른 호수의 백조들, 루체른 호수에서 보이는 높은 설산들을 사진에 담고  두개의 종탑을 이정표 삼아 어려움 없이 성당을 찾아 갔다. 
호프성당은 루체른의 대성당이다. 고즈넉한 성당안을 둘러보고 나와 성당묘지 뒤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걸어 빈사의 사자상을 찾아 갔다. 창에 맞아 죽어가는 사자의 형상이 마치 암벽을 통째로 조각해 놓은 듯하다. 프랑스혁명 당시 전사한 스위스 용병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작품인 만큼 사자의 모습이 애처롭다. 
삼시세끼 때마다 찾아오는 먹거리 고민이 왠지 피곤하게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맥도날드에서 조차 한 참의 고민끝에 메뉴를 골라 결코 싸지 않은 버거 세트를 먹었다. 양도 넉넉하고 생각보다 맛도 좋았다. 

- 호프성당의 두 개의 종탑과 시계, 먼가 언발란스 한 듯 

- 성당앞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

- 성당 내부 모습, 돌아가신 예수님을 안고 계신 성모 마리아

- 성당을 나와 빈사의 사자상을 찾아 거닐던 중 어느 정원

- 마을 어느 곳에서나 호프성당의 탑을 볼 수 있다.

- 빈사의 사자상, 슬픈 사자의 표정에 왠지 숙연해 진다. 

- 루체른의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

- 하루밤 지냈던 숙소, 성벽길 가기전 잠시 들렀다.

그리고 무제크 성벽길로 이어진 길을 따라 움직였다. 루체른이란 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마음이 이끄는데로 흘러들어갈 때 만나는 길들과 그 위의 집들, 집주인의 정성이 느껴지는 정원들이 그 진수를 보여 준다. 
약간 헤매는 듯하면서도 방향만 적당히 맞으면 의외의 새롭고 아름다운 길을 만날 수 있다. 무제크 성벽길 앞쪽에는 구시가와 루체른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이 뒷편엔 산책로와 운동장 조금은 현대적인 도시풍경이 함께 나타난다. 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 도착한 이 곳의 푸른 잔디와 그 위에서 한 껏 여유를 부리고 있는 사람들이 마냥 평화로와 보였다.  물소와 라마로 보이는 몇마리가 유유히 풀을 뜯고 아주 약하게 전류를 흘려 보내는 철망 안쪽에 노닐고 있었다. 

무제크 성벽은 총 9개의 탑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거닐며 제대로 확인 가능한건 6~7개 정도다. 그 중에 몇 개 탑 위에 까지 올라가 볼 수 있도록 개방 되어있고, 탑의 모양과 장식이 각기 다른것이 탑을 보는 것 또한 재미 있어다. 그 중 시계장식이 되어 있는 중앙에 위치한 Zytturm 탑은 멀리 고기잡던 어부 에게도 보일 만큼 크고 반짝인다. 사실 우리는 탑 바로 밑에서 보아서 시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바라 보진 못했다. 탑안에서 종이 울리는 바람에 아주 깜짝 놀랐었다는 것, 탑위에서 내려다보는 루체른의 전경이 너무 아름다웠다는건 확실히 기억한다. 성벽아래 산책로와 성벽을 따라 걸으며 탑을 둘러볼 수 있는 성벽윗길 까지 날이 저물어 가도록 맴돌며 떠날 줄을 모르며 발발거리고 다닌걸 보면 말이다.  성벽끝에 있는 둥근 탑을 끝으로 구시가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나왔지만, 루체른 시내 어디를 가도 성벽의 야경이 우리를 쫓았다.  

- 성벽길 뒤에는 푸른 잔디와 체육시설이 있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성벽을 따라 여러 개의 타워가 줄지어 서 있다.

- 언덕위에 조형물 앞에서 본 성벽과 Schirmerturm, 거닐 수 있는 성벽길을 기준으로 첫 번째 타워 

- 성벽길 뒤로 육상 트랙, 이곳의 이용자들에게 안내하는 듯 한 내용 

- 세번째 타워인 Wachtturm의 붉은 지붕 장식이 눈길을 끈다.

- 작은 오솔길과 나무뒤로 노을 빛에 더 아름다운 Luegislandturm

- 세번째 타워인 Wachtturm, 주변이 아름다워 떠날 줄 몰랐다.

- 내부까지 올라볼 수 있는 Zytturm 타워에서 내려다본 루체른

- 성벽과 타워 안내도, 성벽위 중간부에 난 좁은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 성벽 뒤 초원의 풀을 뜯는 라마(?)


얼마간 강변을 거닐다보면 금새 카펠교와 비슷한 모습, 사실 더 아담하고 아름다운 Spreuer 다리를 건넌다. 성벽과 탑들에 조명이 들어오자 다리위에서 보는 루체른의 야경이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루체른 호수가 하류로 흘러가면서 물살이 세찼는데 물소리가 주는 시원함과 낯설지만 옛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옛다리를 걷는 재미가 신기하고 좋았다. 다리에는 지붕이 달렸는데 지붕을 받치는 서까래 밑에 그림들이 이어 달려있다. 해괴하기 그지없는 그림이 궁금했는데 찾아보니 "죽음의 댄스"라는 제목의 그림들로 해골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듯한 모습으로 결국 죽음앞에 서게 될 인간사를 담았다고 한다. 
의미심장한 다리를 건너 강변 카페 거리는 늦은 시간에도 북적거린다. 이곳의 유명한 두 다리 사이의 다리들은 유명한 두개의 다리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거닐며 아래 윗 다리를 돌아다보며 사진을 남겼다. 강변을 좀 더 거슬러 오르면 단정한 모습의 예수회 교회 앞에서 강물에 비치는 루체른 불빛을 바라 보다 제일가는 명소인 카펠교(kapellbruike, chapel bridge)위를 걸어 본다. 유럽서 가장 오래된 지붕있는 다리는 강물에 젖어 나무향 짙게 내고 있었다. 밀려드는 피로에도 강변길이 인도하는 데로 걷다 보면 한 없이도 걷게다 싶은 밤길이었다.

- 스프로이어(Spreuer) 다리에서 본 야경

스프로이어(Spreuer) 다리위 조금 무시무시한 그림들

- 스프로이어(Spreuer) 다리, 루체른 호수로 부터 흐르는 로이스 강물

- 너무 어두워져 조명만 겨우 보인다.

- 루체른의 명물 카펠교

- 카펠교 위


- 강변을 따라 어디 가든 파티 분위기

- 카펠교 아래 백조의 아름다운 자태

지나고 나서 생각이지만, 루체른 부터 시작했던 젤라또로 추정되는 아이스크림은 앞으로의 동유럽 여행의 재미 중 하나가 되었다. 루체른 아이스크림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