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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동유럽여행, 2017년 5월

5/20 파리에서 뮤지엄 헤집고 다니기

by Slow Runner 2017. 9. 8.

[날씨] 청명 그 자체, 기가 막히는 날씨

[숙소] Kyriad Hotel Paris Bercy Village


아침 일찍 숙소 밖으로 나온다. 시차 때문인지 절대적으로는 집에서는 꿈나라에 있을 시간에 깨어 이렇게 움직인다. 숙소가 있는 베르시 빌라주는 매우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였다. 숙소근처 마트(franprix, 역시 프랑스에 많은 마켓)에서 토마토와 요거트, 물을 사서 아직 깨지 않은 동네의 아침 풍경과 날씨를 점검하고 숙소로 들어가 간단한 아침식사 후,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파리에서의 숙소, Kyriad Hotel Paris Bercy Village

어영부영 여유를 많이 부린탓에 조금은 늦은 시간에 루브르로 출발했다.

숙소 바로 앞에서 출발하는 24번 버스를 타고 루브르 박물관으로 바로 이어지는 다리 건너편에 내렸다. 동에서 서로 흐르는 센강 다리 위에서 루브르 궁전을 바라보며 그 안을 향해 들어간다. 

센강변의 이곳 루브르 박물관은 본래 왕궁이었던 것을 지금은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런던의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박물관이다. 피라미드 모양의 크리스탈 조형물이 박물관의 출입구 역할을 하며 서있고, 현재과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늘 처럼 맑은 날 햇빛에 빛나는 피라미드는 매우 인상적 이었다. 

- 루브르 궁전의 남쪽 입구, 드농관에 해당되는 건물

- 루브르 박물관의 입구, 크리스탈 피라미드와 루이14세의 청동상 

프랑스가 자랑하는 미의 성지인 이곳은 세개의 전시관으로 모두 통하는 크리스탈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가 드디어 뮤지엄 패스를 개시했다. 여권을 맡기면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챙겨 받을 수 있다. 엄청난 규모와 소장품들로 가득한 이 곳을 알차게 가이드 해주리라 믿어본다. 비너스, 니케, 모나리자 등 주요 작품들만 보는 경로를 잡아 오디오 가이드를 따라 갔지만 멍청한짓 하는 가이드덕에 초반부터 헤매고 대작들에 홀려 예상보다 많은시간을 루브르에서 보내고 말았다. 사전에 공부를 좀만 했어도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함께… 너무 모르는게 많았다. 그저 순수하게 작품이 마음을 때려주기를 기다리며 대작에 대한 경외감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먼저 쉴리관 지하 성벽 길을 지났다. 20여년 전에서야 발견된 영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세운 성벽으로 프랑스의 중세 역사의 현장인 이곳을 지날때는 궁전 아래 성벽이 왜 있는지 의아해 했었다. 

쉴리관 1층으로 따라 그리스 조각상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루브르 최고의 보물 중 하나인 밀로의 비너스상이 커다란 독채를 홀로 차지하고 내 눈앞에 나타난다 . 사랑과 미의 여신인 비너스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완벽한 균형미를 자랑하며 양 팔이 없는 상태로 서 있다.  팔이 없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그녀의 신비로움에 복원 없이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디오 가이드 또한 사방을 둘러 관찰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 비너스상의 앞모습

- 비너스상의 옆모습 (좌)

- 비너스상의 뒷태

- 비너스상의 옆모습(우)

비너스의 방을 나와 카리아티드의 방에 들어간다. 

한 껏 치장한 여인상의 모습을 한 기둥이 세워져 있는 이 방은 한 사내의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만들어진 방이라고 한다. 16세기 프랑수아 1세가 이탈리아를 침략했다가 이태리 예술에 심취하여 수집된 많은 조각품들이 함께전시 되어있다. 

전시실 중앙에는 베르사유의 다이아나, 사냥의 신, 달의 여신 상이 서 있다.  어깨에 맨 화살통에서 화살을 뽑아들고 있는 모습의 다이아나는 사슴을 제압하는 손과 표정은 강인해 보이지만 나부끼는 옷자락과 자태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 카리아티드의 방

- 사냥의 신, 다이아나

- 카리아티드의 여인상, 기둥을 화려한 여인들이 대신한다. 

그렇게 쉴리관을 나와 드농관 끝자락의 높은 계단 위 최고의 자리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자태를 역동적으로 묘사한 3미터 높이의 사모트라케의 니케상이 있다. 사모트라케의 섬에서 파편 조각으로 발견된 작품은 오랜 시간 복잡한 과정을 거쳐 복원된 여신상이라고 한다. 하늘거리는 옷자락이 아름다운 여신의 몸을 감싸고 나부끼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고운 깃털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여신을 보고 있자면 신비롭기가 그지 없다. 역시 인기 높은 작품인지라 수 많은 사람속에서 뒤질세라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었다.

- 니케상의 오른편 모습

- 니케상의 왼편 모습, 왼쪽날개를 본떠 복원했다.

- 니케상의 정면

- 드농관을 빠져나오면서 창에서 바라본 중앙 피라미드

드농관을 지나다보면 엄청나게 화려한 방을 만나게 된다. 태양의 왕, 루이 14세에 의해 지어진 아폴로 갤러리이다. 루브르 입구인 크리스탈 피라미드 앞 청동상의 주인공이기도한 루이 14세는 평생 최고의 아름다움을 갈구하며 프랑스 예술의 최고 전성기로 꽃피우게 한 인물로 자신 스스로를 태양의 왕 아폴로신과 같은 신으로 여겨 그 방을 아폴로신의 신화와 왕들의 초상으로 이 방을 호화롭게 채웠다. 대표적으로 "피톤을 무찌르는 아폴론” 라는 작품이 천장을 장식하고 있다. 

- 아폴로 갤러리

- 천장 벽화와 장식, '피톤을 물리치는 아폴론'

드농관 2층에는 루브르에서 가장 긴 방인 대전시실이 펼쳐진다.앙리4세에 의해 지어진 450미터에 이르는 대전시실은 이탈리아 회화 작품들이 들어서 있다.  

다빈치, 라파엘로, 기를란다요, 카라바조 등 유명 화가의 작품들이다.


그리고 드농관의 2층방 엄청난 크기의 전시실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난다. 

다빈치를 프랑스 궁전화가로 초빙한 프랑수아 1세는 그가 아버지 처럼 따르고 사랑했던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포함한 다빈치의 수작들을 파리로 가져와 이곳 루브르에 전시한 장본인으로 그의 초상 또한 모나리자와 함께 이 방안에 전시되어 있다. 의외로 아담한 크기의 모나리자는 500년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대 걸작 중 걸작이며 다빈치 스스로도 아꼈던 작품이다. 얼굴은 정면을 몸은 1/4 비튼자세로 완벽해 보이는 구도의 모나리자는 부드럽고 신비로운 미소로 유명한 루브르 최고의 작품이다. 

이 전시실의 또 다른 대작은 모나리자 맞은편 벽에 자리하고 있는 베로네세의 '가나의 혼례' 이다. 예수께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첫번째 기적의 현장을 그린 엄청난 크기의 대작이다. 그림속 파란하늘이 바로 오늘이 그 날인듯 펼쳐져 있었다. 

-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 다빈치의 '성모자와 성안나’는 인간의 역사와 운명이 어머니에서 자녀로 이어짐을 말하고 있다.

- 다빈치의 ‘세례요한’, 어둠속에서 세례요한이 곧 있을 예수 강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으로 죽기전 마지막해에 그린 그림 

- 다빈치의 '바쿠스 옷을 입은 세례요한', 표범옷을 걸치고 십자가를 가리키는 모습

- 암굴의 성모, 레오나르도 다빈치

- 다빈치의 '라 벨 페로니에르', 무표정하고 차가운 얼굴이 압권

- 젊은 세례자 요한의 발

그 밖에 도 많은 작품들이 있다. 성화에 가까운 작품들은 가톨릭 신자인 나로서는 보는 것만으로 하나의 기도가 되는 것 같았다. 

- 부게로의 '성 모자와 어린 세례자 요한'

- Le Calvaire, Fra Angelico

- 라파엘로의 '푸른관을 쓴 성모', 성모님과 세례자요한이 어린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다.

- 성모 마리아의 죽음, 카라바조

- Les Mysteres de la Passion du Christ (예수 수난의 신비), Antonio CAMPI

드농관은 나폴레옹이 전리품들로 가져온 수많은 작품들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어 입구에 ’N’ 이라는 표식으로 이 공간의 주인을 알리고 있다. 붉은 방이라고 불리는 대작전시실에는 당연스레 나폴레옹의 초상과 나폴레옹이 전시 선전공작으로 이용된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은 가로 9미터 세로 6미터의 대작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화려하게 묘사한 다비드의 작품이다. 나폴레옹앞에 무릎 꿇고 있는 조세핀, 누이동생, 정치인, 귀족, 교황 등 200여명의 인물이 꼼꼼하게 그려져있다. 다비드는 직접 대관식에 참석 했을 뿐아니라. 주요 참석자들의 의상은 빌려와서 그렸을 정도의 열정을 3년여간 쏟아부어 완성된 걸작중 걸작이라고 한다. 실제 스스로 왕관을 쓴 나폴레옹을 조세핀 왕비에게 왕관을 내리는 나폴레옹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교황 비오 7세 또한 실제 나폴레옹에 굴복할것을 강요받았으나 그림속 교황은 나폴레옹을 인정하고 축복하는 몸짓으로 표현 되어있다. 다비드는 나폴레옹을 시저의 이미지로 그려 로마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던 나폴레옹을 기쁘게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앵그르, 들라크루아, 제리코 등 유명 화가들의 대작들이 전시되어있다. 

- 붉은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 다비드의 '나폴레옹 대관식'

- 가까이서 보는 '나폴레옹 대관식'

- 대작전시실에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지만 꽃보다 아름다운 모녀의 모습

- 붉은 대작 전시실의 모습

쉴리관의 이집트 전시실은 시간 여유가 부족해 들르지 못했지만, 콩코드 광장의 이집트에서 온 오벨리스크가 보여주 듯 고대 이집트의 보물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학자들을 대동한 이집트 원정으로 로제타석의 발굴로 상형문자를 해독 할 수 있게 됐다. 나폴레옹의 명성만큼 많은 유물들을 자랑하는 곳이다. 

- 나오는 길 피라미드 아래서 찍은 하늘과 루브르 궁전


다음 일정이 있는지라 급히 나온다고 나왔지만, 사실 중간에 기념품들 둘러보느라 추가로 더 기운을 빼고 움직였다. 루브르와 오랑주리 사이에는 정말 아름다운 튈리흐 공원이 있다. 청명한 하늘과 하얀 구름이 도와 녹색의 공원과 고건축물들의 조화는 말로 표현 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게다가 토요일 공원을 가득 매운 자유로운 인파들의 모습이 이곳이 파리로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 공원을 가득 메운 인파와 까마귀

- 튈리흐 공원 전경

하지만 마냥 취해있기에 우리는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급히 토마토로 배를 채우고 오랑주리로 입장했다. 모네, 고갱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감상 또한 초스피드로 마치고 쫓겨 나오듯, 실제 쫓겨나왔지만,  콩코드광장쪽으로 빠져나왔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튈르리 정원의 오렌지나무를 위한 겨울 온실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1층은 모네의 작품이 전시 되어있고 그 외 전시관에는 피카소, 마티스, 르느와르, 세잔, 고갱, 모딜리아니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역시 뮤지엄패스로 입장이 가능한 곳으로 루브르에 비해 비교적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인상적인 유명 회화작품들로 가득 하다. 장 발터와 폴 귀욤이라는 화상이 수집한 컬렉션이 전시 된 곳이다.

모네의 수련, 지베르니의 영감을 담기위해 모네가 직접 디자인한 타원형의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일출에서 일몰까지의 변화하는 수련의 모습을 담았다. 모네는 백내장으로 나빠진 눈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 모네의 수련 : 버드나무가 드리워진 맑은 아침

- 모네의 수련 : 아침

- 모네의 수련 : 일몰

- 모네의 수련 : 구름

- 모네의 수련 : 초록 그림자

- 모네의 수련 : 초록 그림자

모네의 수련을 전시한 둥근 방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오면 화상인 폴 기욤 Paul Guillaume 과 장 발터 Jean Walter 의 컬렉션으로 르누와르, 모딜리아니, 피카소, 세잔, 드랭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다. 회화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움이었다. 

- 폴 기욤 집의  모습을 재현하여 꾸며진 방

- 두 소녀의 초상, 오귀스트 르누와르

- 긴 머리의 목욕하는 여인, 오귀스트 르누와르

- 편지를 들고 있는 여인, 오귀스트 르누와르

- 누어있는 누드, 오귀스트 르누와르

- 아르쟝퇴유, 클로드 모네

- 세쟌 부인의 초상, 폴 세쟌

- 커다란 목욕하는 사람 외, 파블로 피카소

- 커다란 정물, 파블로 피카소

- 젊은 견습생,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폴 기욤의 초상 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벨벳 리본의 여인, 아메대오 모딜리아니

- 기타를 든 어릿광대, 앙드레 드랭 (살바도 달리가 모델을 섰다고 한다)

- 앙드레 드렝의 작품

- 남자의 초상 외, 사임 수틴 Chaim Soutine 

- 노틀담 대성당 외, 모리스 위트릴로 Maurice Utrillo

- 오랑주리 미술관 앞 잔디밭 위에 모녀

콩코드역에서 오늘의 저녁시간을 보낼 마레지구로 가기 위해 hotel de vill 역으로 이동했다. 죠르주 퐁피두 센터가 있는 이곳의 작은 분수대가 있는 광장의 젊은 비보이들의 공연이 무지 흥이 넘친다. 마레 거리는 우리나라 홍대나 가로수길을 연상시킨다는데 역시나 젊은 이들로 가득차있다

지칠때로 지쳐 식사 장소 찾기도 버거운 우리는 결국 눈에 익은 스타벅스로 향했고 커피 한잔과 우연히 만난 유학생과 짧은 담소후 밖으로 나왔다. 여기도  쫓겨 나왔지 아마...

학생이 소개해준 레스토랑은 다행이 우리가 서있는 길가에 있어 손쉽게 찾아 들어갔다 맛나다는 오리 콩피와 버거하나를 시키고 음료는 와인두잔이다.

고된 일정에 대한 푸념이 결국 서운함으로 번져 제법 괜찮은 식사였는데 남겨지고 말았다

- 퐁피두 센터 앞 분수대

- 퐁피두 센터 앞의 공연 현장

- 저녁으로 먹은 오리 콩피와 버거